People and Culture

육아하기 척박한 명동 도심에 ‘키즈 프렌들리’라는 깃발을 꽂고 싶어요

# 놀담 문미성 대표 인터뷰 (2)

[With 더함] 더함과 좋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회사들을 만나 봅니다. 좋은 친구를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좋은 파트너십을 통해 더 나은 더함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더함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세요.

※ ※ 본 인터뷰는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링크)

# 더함과의 스토리

Q. 더함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는지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양동수 대표님과는 언더독스 창업학교 때 심사위원과 예비창업자 관계로 처음 만났어요. 그 이후에도 더함은 계속 관심 갖고 잘 보고 있었는데, 더함과 놀담 모두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로부터 비슷한 시기에 투자를 받았어요. 디쓰리로부터 투자받은 회사들의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또 다시 뵙게 되었고요. 더함에서 하고 싶은 사업과 놀담에서 하고 싶은 사업 간에 공통분모가 명확하다는 것을 알고서는 더 자주 만났죠.

언더독스 창업학교 데모데이의 모습. 2번째 줄에 앉아 있는 심사위원들 중 좌측에서부터 5번째가 더함 양동수 대표이다. 놀담 문미성 대표는 1번째 줄 좌측에서부터 3번째 좌석에 앉아 있다. (사진제공: 놀담 문미성)

Q. 대표님이 느끼신 ‘더함스러움’은 무엇일지요?

너무 큰 꿈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 너무 원대한 꿈인데, 마치 “내일 김치찌개나 끓여먹을까?” 하는 것처럼 쉽게 얘기하는 거예요. 나는 이런 걸 꿈꾸고 있고, 앞으로 이런이런 것이 가능할 거라고 ‘툭’ 말해 주어서 참 좋아요. 그래서 누군가 “더함 어떤 회사야?”라고 물으면, “엄청나게 큰 꿈을 아무렇지 않게 꾸는 회사”라고 말할 것 같아요. 이걸 위해 되게 많은 분들이 고군분투하시겠지만요. (웃음)

Q. 더함과 놀담은 어떤 점에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는지요?

What, Why와 How가 서로 잘 치환이 되어 있는 관계인 것 같아요. 놀담은 돌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커뮤니티가 필요하고요. 더함은 커뮤니티를 잘하기 위해서 돌봄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서로가 서로의 빈 부분을 명확히 채울 수 있는 지점이 있어요.

놀담은 지금까지 양육자들이 어떤 공백을 갖고 있고,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지 구체적인 니즈를 파고 들어서 1:1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왔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까 사람들의 동선, 공백의 타임라인이 다 겹치는 거예요. 여기서 착안해 ‘동네의 거점에서 돌봄이 이뤄질 수 있겠다’라고 그림을 그리던 차에 더함을 만나게 된 거죠.

예전부터 더함은 동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사업, 커뮤니티의 니즈를 해결하는 사업들을 생각하고 계셨는데, 거기서 너무 중요한 키워드가 ‘돌봄’이잖아요. 돌봄은 개개인의 거래 형식으로 해결하기엔 너무 부담이 많이 되는 문제예요. 그런 부분에서 잘 맞은 것 같아요.

Q. ‘커뮤니티 돌봄’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는 돌봄의 공백을 그걸 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시간당 비용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해 왔어요. 그런데 그 모델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큰 부담을 지워주는 모델이거든요. 예컨대, 부모가 시간당 1만 5천 원씩 하루에 4시간을 쓰기 때문에, 아이들이 누워 있거나 별 일 없이 시간을 보낼 수가 없는 거예요.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돈 값어치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값어치가 될 만한 것을 찾다 보니, 교육, 학습, 논술 이런 단어들이 등장하는 것이거든요.

시간당 얼마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돌봄의 생태계를 만드는 방식으로 하고 싶어요. 그래야 아이들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시간으로 채울 수 있겠죠.

Q. 놀담의 비즈니스 모델은 넓은 범위의 돌봄 문제를 필연적으로 건드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네, 돌봄 노동은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더 각광받을 사업의 영역이에요. 놀담은 현재 ‘아이돌봄’을 하고 있지만, 아이돌봄 분야에서 쌓여 가는 어떤 역량들이 노인돌봄과 장애인돌봄으로 더 확대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방식은 1:1 시간제의 모델이 절대 해결할 수 없어요.

AI 스피커가 돌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다더라는 이야기가 회자되지만, 결국은 사람이 해줘야 하는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기존에 시설로 시설로 보내졌던 사회적 약자들이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오고 있어요. 우리가 지역사회 내에서 약자를 어떻게 서로 돕고 살피느냐를 생각했을 때, 돈으로만은 절대 해결할 수 없어요.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어려운 고민들을 놀담과 더함이 함께 해봐야죠.

그리고 덧붙여 말하고 싶은 건, 돌봄의 공급자들이 역량을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해요. 누군가를 기꺼이 진정성 있게 사랑하고 돌보는 것은 엄청나게 숭고한 능력이거든요.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그런 사람이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 능력이 굉장히 평가절하되어 있어요. 돌봄의 공급자들이 더 효능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가려 합니다.

# 육아하기 가장 척박한 명동 도심에
‘키즈 프렌들리’라는 깃발을

Q. ‘돌봄’ 하면 항상 마을이나 집이라는 공간을 상상하는데, 사실 주거 외에도 다양한 공간이 있잖아요. 주거공간 밖에서 놀담과 아이들이 만날 수 있는 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계신가요?

지금 저희 사무실이 여기 명동/을지로에 있는데, 창밖을 내다보면 금융권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이 오가요. 주로 양육을 많이 하는 3040세대들이 많이 보이는데, 실제로 지도를 켜고 ‘직장어린이집’을 검색하면 근처에 굉장히 빽빽하게 많습니다. 이런 걸 상상해 봐요. 이 근처에서 커뮤니티를 만든다면, 당장 선호할 사람들은 이곳에서 일을 하는, 3040의 양육 세대들이지 않을까요? 아이와 함께 집에 가서 부랴부랴 식사를 준비하고 정신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두세 시간 정도를 명동에서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거죠. 숙고 끝에 ‘페이지명동’으로 오피스를 옮기기로 결심한 건, 이런 배경 때문이었어요.

‘페이지명동’ 공간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양육자들은 헬스케어나 명상 프로그램, 독서모임 등에 참여를 하고, 한켠에서 아이들은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양육자들 간에는 ‘육출’, ‘육아출근’이라는 말이 있어요. 페이지명동의 놀담 공간이 퇴근과 육출 사이의 2~3시간을 함께해 주는 거죠.

Q. 명동에 이런 공간이 생긴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사실 신도시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 양육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고 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많이들 사니까요. 그런데 이렇게나 육아하기 척박한 명동 도심에 ‘키즈 프렌들리’라는 깃발을 꽂는다는 건요. 굉장히 선언적인 의미라고 생각해요. 더함과 놀담은 이 사막에서조차도 오아시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라는 걸 보여 주고 싶어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성공했다는 건 그보다 더 쉬운 레벨에서는 당연히 먹힌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지금 젊은 세대들이 아이 낳는 걸 두려워하는 건, 그게 어떤 모습인지가 전혀 상상이 안 되기 때문이에요. 사실 저만 해도 그렇거든요. 그런데 내 눈앞에서 아이와 함께 행복한 양육자, 특히나 일하는 양육자가 많이 보인다고 하면, 나도 가능하지 않을까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정책적으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육아친화 지역으로 양육자들을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다른 모델들을 상상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보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요?

더함이 추진 중인 소셜빌딩 ‘페이지명동’은 명동 도심에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소셜 실험과 도전을 시도한다. 도심 속에서 라이프스타일 공동체를 조성하는 ‘페이지명동’의 비전에 ‘놀담’의 비전이 더해져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미지: 페이지명동 사업소개서 중 일부)

Q. 공식 질문입니다.^^ 놀담은 우리 사회에 어떤 걸 더해가고 싶으신가요? (a.k.a. 놀담은 무얼 더함?)

‘돌봄의 일상적 대안’을 만들고 싶어요. 사회적으로 ‘돌봄의 대안’까지는 마련이 된 것 같아요. 3만 원 정도 있으면 2시간 정도의 대안은 마련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게 일상적인 대안은 아니죠. 그걸 만드는 게 엄청난 사회혁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걸 아이돌봄에서 역량을 이뤄내고 나서는, 장애돌봄으로, 노인돌봄으로 확대해 보고 싶어요.

돌봄의 책임자가 노동 당사자일 때, 본인의 일상을 파괴하는 수준으로 돌봐야 상황이 발생해요. 이건 엄청 불행한 일이잖아요. 삶에 기본적인 것들이 충족될 수 있도록 ‘기본소득’이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돌봄의 문제도 그 차원에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누군가의 삶을 오롯이 돌봐야 하고, 내가 책임자이면서도 노동자가 되어 버리는 그런 구조를 없애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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