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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을 채우는 36일간의 여정

#페이지공백기 #페이지명동

당연했던 것들마저 무색해지는 ‘거리 두기’의 시대, 많은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공백기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특히 오프라인 플랫폼을 옮겨 다니며 자기를 드러냈던 공연, 전시, 마켓 분야의 종사자들은 소통의 창구를 잃어버리고 겨울잠을 자듯 기약 없는 공백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페이지명동의 론칭을 앞둔 시점에서 더함은 이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을 구상했고, 10월 26일부터 11월 30일까지 36일간 ‘공백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공모전을 통해 모집된, 26팀의 개성 넘치는 셀러와 아티스트들이 생기를 잃은 명동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는데요. 지속가능한 도시와 삶을 위한 관계, 환경에 대한 전시와 제품을 선보인 이번 행사는 서울시 중구청,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함께 후원하며 어려운 시기임에도 많은 분들이 페이지명동을 찾아 주셨습니다. 나아가 ‘커뮤니티형 마켓’이라는 새로운 운영 방식으로 서로를 몰랐던 셀러들이 밋업 프로그램을 통해 교류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멈추지 않고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공백기 프로젝트가 만든 작은 불씨가 커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페이지 공백기의 취지에 공감하며 행사에 함께한 국내 가구, 리빙 디자이너들의 합동전시 <오디어 위켄드 : 명동>도 의정부에서 개최한 1회 전시의 2배가 넘는 46개의 스튜디오(작가)가 참여하며 월간 디자인, 에스콰이어 등의 매거진에서 주요 전시로 다뤄지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멈춘 이때, 우리의 시도는 불안을 몰아내고 적지 않은 공백을 채워나갔습니다.

공백기 프로젝트
페이지명동 3층에서 열렸던 오 디어 위캔드

36일간 열린 이 느슨한 페스티벌에 7천명이 넘는 방문객이 안전하게 다녀가셨습니다. 나아가 문화, 역사, 정치적으로 중요한 유산이 남겨진 명동에서 페이지명동의 역할에 대한 힌트를 얻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빈 공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사람들을 수용하는 것뿐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하는, 연대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아울러 단순히 좌절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끝없이 움직이며 가능성을 도모하고 서로의 머리를 맞대는 현장을 목격했죠. 페이지명동의 첫 번째 페이지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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