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and Culture

더함, 그간의 경력을 퍼즐 삼아 큰 그림을 그려 보고 싶은 곳

#커뮤니티실 유안나 팀장

[더함 피플 탐구]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by 생텍쥐페리). 일을 하면서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만큼 큰 복이 또 있을까요?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며 더함에 다양한 색채와 가치를 더해 가는 사람들을 만나 봅니다.

잠이 오지 않는 늦은 시각 SNS 피드를 읽다 보면, ‘잘 산다’는 건 무얼지 고민하는 글이 많이 보이는데요. 고민하는 것을 넘어 그간의 관성을 멈춰 세우고, 자신과 삶을 탐구하기 위한 행동으로 옮겨 낸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약처럼 음미하는… 그런 분들 많으시지요? 🙂

오늘 피플탐구에서 만나고 온 커뮤니티실의 유안나 팀장은 ‘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 세계여행을 다녀온, 책을 통해서나 만날 법한 값진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185일 동안 26개국 66개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와 책을 내고, 새 일터로 ‘더함’을 선택하기까지. 세계에 대한 호기심에 반응하고 삶을 탐구하는 여행자의 마인드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재는 더함에서 위탁운영하는 ‘청신호 명동’ 공간의 운영 책임자로서(‘청신호’는 SH의 청년/신혼부부 맞춤주택 브랜드입니다), 주거와 삶의 문제 전반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잘 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배낭을 둘러맸던, 동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으로서 유안나 팀장이 공간에 더해 갈 다양한 스토리를 기대해 봅니다.

# 공간 자체가 아닌 가치를 알리는 일

Q. 현재 더함에서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주거특화 브랜드인 ‘청신호’를 알리는 ‘청신호 명동’(홍보관)의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청신호 공간스케치 1편, 2편)

‘청신호’ 브랜드와 주거 정책이 서울에 사는 청년들에게 가깝게 체감이 되어야 하는데, 고관심자 외에는 어렵고 낯선 게 사실이거든요. 주거 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 모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 ‘잘’ 살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공간이었으면 하는데요. 이 공간 안에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경험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청신호 운영 매니저님들과 함께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기획 중에 있습니다.

▶ 더 ‘잘 살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청신호 명동의 기획 독서모임 링크

Q. 공간에 평소 관심이 많은 편이신가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들을 보면서 ‘왜’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는 편이에요. 이 공간은 어떤 이유로 사랑받는 것일까 하고요. 공간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공간의 ‘예쁨’, ‘보여짐’이 아니라 ‘쓰임’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왜 이 공간에 와야 하는지, 무얼 경험해야 하는지, 가치가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더함에서의 제 역할과 일도 공간 자체가 아니라, 공간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다가오는 호기심들에 반응하고 부딪혀 가며

Q. 기존에는 어떤 일을 해오셨고, 어떤 계기로 더함에 합류하게 되셨나요?

대학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했는데, 첫 직장 생활은 미국 한인신문사의 기자로 시작했어요. 글을 쓰고 방송을 만드는 일을 2년 정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사보기자로 일했어요.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무엇보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주는지 경험하는 시간이었어요.

이후 사보기자 생활을 하면서, 당시 속해 있던 조직 산하에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일을 동시에 맡게 되었는데요. 그때 사회공헌, CSR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세상을 선하게 변화시키는 일에 기업의 힘이 너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렇다면 제가 그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진 달란트를 선한 목적을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그래서 기업PR, 그중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알리고 기획하는 일로 이직을 하게 되었어요. 기자로 4년, 사회공헌 담당자로 7년 정도 일해 왔네요.

근래에 제 이력을 가만히 되짚어 본 시간이 있었는데요. 그 중심에는 늘 삶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내가 이런 호기심을 갖게 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것들에 반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것들이 왜 궁금하고, 왜 내 맘에 와닿는 것인지, 그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결국 삶은 살아가는 목적과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에게는 이런 호기심과 동시에, ‘사회를 선한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한편으로 있는데요. 더함에 합류하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그 호기심과 선한 부담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더함은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사회의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일들을 해 나가는 조직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안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험을 하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일, 경험, 경력이 퍼즐의 조각조각 같다면, 그 조각들을 합쳐 어떤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는 곳이 더함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 185일, 방향을 바꾸기 위해 잠시 멈춰선 시간

Q. 더함에 합류하시기 전에, 배우자분과 세계 각지를 여행 다니고, 그 내용 바탕으로 책을 내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장기간의 여행을 결심하시기까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계기로 여행을 떠나시게 되었나요?

남편과 저는 둘 다 각자 영역의 전문가로 10년 넘는 기간 동안 일을 했어요. 돈도 많이 벌어 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자리에도 앉아 보았어요. 그런데 그 연봉, 사회적 위치, 명예, 경력 들이 저희에게 결코 안정감을 주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삶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방향을 바꾸려면 일단 멈추고 좀 비워야겠더라고요. 달려오던 걸 잠시 멈춰 내기 위해 세계여행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185일 동안 26개국 66개 도시를 여행했습니다.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몰랐던 나라, 동네 이름도 알 수 없는 조그마한 해변에 앉아 오늘의 우리와 내일의 우리를 도란거린다. 다시 무언가를 꿈꿀 수 있다는 것에, 여전히 그 꿈 때문에 설렌다는 네 말에 덩달아 심장이 요동치는 오늘의 우리가 참 고맙다.” (유안나, <내게 기꺼울 행복>, ‘나란한 마음’ 중에서) (사진 제공: 유안나)

우리가 지금 쥐고 있는 것, 가진 것을 다 버려 보고 싶었어요. 그러한 ‘멈춤’과 ‘버림’ 이후의 제 삶이 궁금하더라고요. 여행을 결심한 데에도 결국 ‘가보지 않는 길,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호기심’이 기저에 있었던 것 같아요. ‘모두 다 그렇게 살아’라는 말로 제 삶을 가둬두기 싫었던 마음도 컸고요. 감사하게도 남편과 제가 삶을 고민하는 방향과 가치가 잘 맞아서 떠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 삶의 분위기, 결이 ‘궁금한 건 해봐야 한다’, ‘하고 후회하자’는 편이어서 가능했던 것도 같습니다. (웃음)

Q. 185일간의 여행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여행은 정말 잘 비운 시간이었어요. 진짜 변화는 사실 여행 자체라기보다는 여행 이후의 삶인 것 같아요. 여행을 다짐하기까지가 힘들었던 만큼, 비운 이후 어떻게 살 것인지 실천해 가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며 살아가는 제 모습은 여행 이전과 똑같을지 몰라도,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은 크게 달라졌다는 거예요.

60L 배낭을 뒤로, 20L 배낭을 앞으로 매고 185일을 여행했다. 가방은 무겁지만 발걸음과 표정만은 가볍다. (영상 제공: 유안나)

여행이 가져다준 가장 소중한 것은 ‘일상의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건데요. 실은 제가 일에 대한 욕심도 많고 명예욕도 아주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빡빡한 계획에 맞추어 스스로를 혹독하게 다그치면서 오늘의 소중함을 모르고, 내일, 10년 후, 20년 후만을 걱정하며 살았죠. (살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걱정과 후회로 낭비하며 살고 있을까요?!) 여행을 하면서 일상의 가치와 소중함을 깨닫고,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괴롭게 살지 말 것을 다짐하게 됐어요. ‘매일이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살자’ 이렇게 마음먹고 나니 직장을 대하는 마음, 일을 대하는 마음, 사람을 대하는 마음 모두가 달라지더라고요.

여행지에서 느끼는 마음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해, 여행 중 매일 블로그에 글을 남겼어요. 그렇게 남겼던 기록들을 엮어 <내게 기꺼울 행복>이란 제목의 독립출판물로 출간했고(링크), 감사하게도 많은 독자분들의 손에 가닿고 있습니다.

* <내게 기꺼울 행복> 오디오북 링크 (@나를 위한 오디오 콘텐츠 ‘나디오’)
* 에어비앤비 작가로 참여하여 기록한 ‘드레스덴 여행기’ 링크

185일 동안 26개국 66개 도시를 여행하며 남긴 매일의 기록을 엮은 책. 여행에서 발견한 반짝이는 순간순간들이 진솔한 문장으로 담겨 있다. 책 디자인을 남편이 직접 하여 더 의미 있는 작업물이 될 수 있었다. (사진 제공: 유안나)

“이제 더 자주 길을 잃고 더 많이 헤매고 더 막다른 길 끝까지 나아가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마음 거스르지 않고 몸 사리지 않고 주춤거리지 않고 겁먹지 않고서 허락된 오늘을 살기로 한다.” (유안나, <내게 기꺼울 행복> 에필로그 중에서)

# 일단 해볼 수 있는, 인생 동료들이 함께 일하는 곳

Q. 더함에 와서 가장 만족하시는 부분은 어떤 것일지요?

더함은 오래된 조직들에 비해 의사결정이 굉장히 빠른 조직인 것 같아요. 오래된 조직의 경우, 품의를 올리고 결재를 받기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는 데 반해, 더함은 ‘일단 해보자’가 가능한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와 함께 ‘청신호 명동’ 공간을 운영하는 실무자들이 거의 20대인데요. 청년들을 위해 조성하는 공간에 현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의견이 바로바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업무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만족하는 건 더함에서 만나는 사람들이에요. 각 분야의 ‘찐’전문가들이 모인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와 직급을 떠나서 제게 큰 도전과 자극이 되는 분들이 많고, 그 점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다른 인터뷰이분들과 마찬가지로, 직장생활 연차가 쌓이면서 우리에게 남는 것은 업무 스킬도 직책도 명함도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더함 조직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정말 좋은 인생의 선후배, 동료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Q. ‘공간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 플랫폼 기업’이라는 더함의 비전 안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싶으신지요?

공간과 사람을 이을 때 그 ‘사람’의 마음을 만지고 필요를 채우고 빈 곳을 위로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맡은 업무가 될 수도 있고 또 조직 내에서 어떤 역할이 될 수도 있고요. 누군가의 슬픔과 기쁨에 기꺼이 찾게 되는 사람이고 싶고,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먼저 다가가고 싶어요.

# 구성원들의 스토리가 곧 더함의 히스토리

Q. 본인을 몇 가지 키워드로 설명한다면 어떻게 설명하실 수 있을까요?

에너자이저, 에너지, 대장부, 일상여행자? 주로 ‘에너지’와 관계된 것들이네요. (웃음)

Q. 더함에 어떤 것을 더하고 싶으신가요?

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삶, 스토리가 있는 삶을 지향하며 살고 있어요. 제 삶의 스토리를 더함에 더하고 싶네요. 스토리가 쌓이면 히스토리가 되잖아요. 더함 조직에 몸담은 사람들 각자 삶의 스토리, 그들이 만들어 내는 사업의 스토리가 곧 더함의 히스토리가 될 텐데, 제가 살아온 시간과 살아갈 걸음이 더함의 히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데 한몫하고 싶네요.

맥심의 팝업스토어인 ‘모카라디오’에서 DJ로 참여했던 유안나 팀장. 주변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따뜻함을 느낀다. 읽는 것만으로도 단어와 문장의 의미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한 유 팀장의 목소리는 <내게 기꺼울 행복>의 오디오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링크 (사진 제공: 유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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