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and Culture

“더함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육하원칙의 구체성을 더하고 싶어요”

#전략기획실 장진호 팀장

[더함 피플 탐구]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by 생텍쥐페리). 일을 하면서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만큼 큰 복이 또 있을까요?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며 더함에 다양한 색채와 가치를 더해 가는 사람들을 만나 봅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른 재능들을 부여받았구나 하는 걸 느낄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 큰 꿈을 꾸면, 누군가는 여기에 구체성을 더해 계획을 만들어 내고, 누군가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체크하며 백업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모든 역할이 다 중요하고 어떤 것 하나 빠질 수 없다는 걸 직장생활 연차가 더해질수록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함 피플 탐구] 이번 편에서는 전략기획실 신사업팀의 장진호 팀장을 만나고 왔는데요. 장 팀장은 더함에서 조성하는 다양한 소셜 스페이스와 네트워크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덧붙여 나가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략 기획’, ‘신사업 기획’이라는 업무에서 느껴지는 냉철한 이미지와는 달리, 사람(과 술)을 좋아하고, 설레는 일을 만나면 잠도 설치는 인간적인 면모들을 들을 수 있어 좋았던 인터뷰 시간이었습니다. 더함이 앞으로 좋은 일들을 계속해 갈 수 있도록 재무적 지속 가능성을 더하고 싶다는, 장진호 팀장의 포부와 인생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Q. 더함에 오시기 전까지 어떤 일들을 해오셨나요?

정말 다양한 업종과 업태의 일들을 해왔어요. IT회사와 여행사를 창업했었고요. 해외에 백화점을 세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나, 대기업에서 런칭하는 카페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많이 다른 일처럼 보일지라도, 저는 큰 줄기 안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것들을 접목하고 알려내는’ 사업 기획의 범주 안에서 일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대학 때 건축을 전공했는데요, 제가 대학 5학년 때인 2011년 즈음 서로 앞다투어 앱 개발을 하며 온라인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어요. 이 시기에 재미 삼아 학교 친구들, 선후배들과 같이 앱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업체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앱의 콘셉트를 기획하고, 마케팅 포인트를 잡아 영업하는 일을 했어요. 뭣 모르고 뛰어들어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한 3~4년간 사무실에 놓인 라꾸라꾸를 집 삼아 일에 매진했었습니다.

더함에 입사하기 직전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도 운영했어요.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수많은 (보따리)상인들이, 영수증을 여행사에 들고 가서 구매금액에 대한 커미션을 받거든요. 그런데 이 영수증을 일일이 정산한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어서, 저희 회사가 갖고 있었던 OCR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영수증을 자동 정산해 주는 시스템을 개발, 제공했어요. 그때부터 여행사와 연이 닿았는데, 어느 순간 우리가 여행사를 차려서 이 시스템을 직접 사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렇게 여행사도 설립하여 운영을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IT 창업을 했던 초창기에는 ‘배달통’과 같은 플랫폼 앱이 나오기도 전이었는데요(정확히 말하면 있긴 했으나 전단지를 온라인에 배포하는 정도의 수준이었어요). 앞으로 주문/배달 플랫폼이 중요하게 될 거란 생각을 했어요. 대전에 있는 모 프랜차이즈를 찾아가서 지금 앱을 빨리 개발하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거라고 설득했던 일도 기억나네요.

장진호 팀장은 IT회사와 여행사 창업, 제과회사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해외 온라인 마케팅과 카페 런칭 기획 등 다양한 일들을 해왔다. 큰 줄기 안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것들을 접목하고 알려내는’ 사업 기획의 범주 안에서의 일이었다. (사진 제공: 장진호)

Q.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과자 브랜드의 온라인 마케팅을 기획한 일인 것 같아요. 오리온에서 ‘고소미’의 미국 진출을 앞두고 홈페이지, 어플리케이션을 기획하고, 현지 이벤트 계획을 세울 업체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기라성 같은 업체들이 뛰어드는 biding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데, 콘셉트의 독창성과 열정이 먹혀 아주 감사하게도 저희가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고소미’는 현지 시식단 및 소비자 조사에서 짠맛과 단맛이 섞여 있어 처음 맛보는 맛이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쿠키와 크래커가 분명하게 분리되어 있는 미국의 시장에서 고소미에 대한 평가는 ‘이게 쿠키인지 크래커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cookie-cracker로 포지셔닝했으면 하는 시장전략이 세워진 상태였는데요. 저희는 이 과자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이미지를 활용했습니다. ‘천지창조’ 그림에서처럼 한쪽에 있는 사람은 쿠키로 된 옷을, 다른 한쪽에 있는 사람은 크래커로 된 옷을 입고 손이 만나는 일러스트가 메인 콘셉트였어요.

미국 LA를 시작 타깃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이 마케팅이 생각보다 잘 되어서 미국 코스트코에 오리온 고소미가 입점을 하게 됐어요. 그 덕분에 초청을 받아서 미국에도 다녀와 봤고요. 참고로 류현진의 LA다저스 첫 등판 경기날에 고소미 이벤트가 진행되어서 저는 LA다저스 스타디움에 있었습니다. 일만 하느라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요.(흑)

대형 기획사와 비교도 안 되는 저렴한 비용을 받았었는데, 오리온 입장에서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좋은 성과를 낸 케이스가 된 거죠. 이 일로 연이 닿아 오리온에 입사하게 되었고, 카페 런칭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Q. 평소 롤모델로 삼은 사람, 혹은 영향을 많이 미치신 분이 있을까요?

제가 만나는 사람 전부에게서 영향을 받고 있어요. 저는 사람을 만나면 이런 생각을 해요. 저 사람의 장점 하나는 내가 꼭 내 걸로 만들어야겠다고요. 누구처럼 되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지금의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분께서 하신 말씀이 있어요. “모든 일을 육하원칙으로 생각하라”는 것, 그리고 “어떤 사람의 스타일을 따라가려고 애쓰지 말고, 사람들이 가진 원포인트를 배워 나가라”는 말씀이죠. 그때부터 그렇게 살아오려고 노력해 왔던 것 같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더함에 결합하게 되셨나요?

더함에 오기 바로 직전에 인공지능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그때 편도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온 가족이 베트남 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1주일로 생각했던 여행이 20일간의 여행으로 이어졌었죠. 가족들과 함께 오랜만에 휴식기를 가지면서, ‘앞으로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어떤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었나?’ 이런 고민들을 했어요.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문득 대학 다니던 시절 생각이 나더라고요. 학교 다닐 때 건축을 전공했었는데, 그때 굉장히 진지하게, 그리고 열심히 임했었거든요. 사실 전공을 살려 대학원을 가거나 유학을 가보고 싶기도 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아 포기를 했던 게 마음 한편에 계속 아쉬움으로 남았던 것 같아요. 건축 설계에서 손 뗀 지 오래 되기는 했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을 그때 하게 되었어요.

건축과 관련된 일을 찾아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이런 방향성으로 서치를 하던 중에 더함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는데요. 솔직한 마음으로 너무 특이한 거예요. 유튜브에 올라온 대표님 영상도 보고, 이런저런 기사들, 자료들을 찾아보는데, ‘어라?’ 싶더라고요. 제 학부 논문 주제가 ‘구릉지 집합 주거: 한남 1동의 변화를 대비한 세대별 도심주거 계획안’이었거든요. 제가 연구 범위로 삼은 지역은 용산에서 계속 재개발을 추진하려 하는데 쉽지 않은 곳이었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이 오랫동안 살아오고 있는 지역인데, 지가가 이미 굉장히 높게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재개발을 하면 원주민이 다시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의 지역이었죠.

당시 해외에서는 타운하우스, 테라스하우스가 굉장히 유행이었고, 공동공간 등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착안해서 각자의 프라이빗한 공간들을 갖고 있되 시설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마당을 붙여 쓰면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논문의 주요 내용이자 결론이었어요. 물론 사업성은 고려하지 않았으니 현실화는 어렵겠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성냥갑처럼 아파트를 짓는 방식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안 제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다 보니 처음 더함 채용공고를 본 날 잠이 안 오더라고요. 제가 원래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집중해야 할 일이 있으면 잠이 잘 안 오거든요. 제가 대학 때 막연하게나마 꿈꿨던 게 여기서 실현되고 있었던 거니까요. 내가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여길 지원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강한 동기가 되어 더함에 지원하게 됐어요. 이력서를 제출할 때, 제 학부 논문도 같이 첨부해서 제출을 했습니다. (웃음)

더함에 들어오기 전, 가족들과 함께 일상을 보내며 앞으로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했던 베트남 여행. (사진 제공: 장진호)

Q. 더함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신가요?

‘신사업 기획’이라고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더함에서 지금까지 만들어 왔고, 앞으로 만들어 갈 공간들이나 네트워크에 새로운 것을 붙이는 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기존에 해왔던 일들의 확장판이죠. 이 공간에 새로운 것을 붙일 수 없을까? 여기서 창출되는 비즈니스적 기회가 뭐지? 이런 고민들을 회사의 구성원들과 협력해서 해가고 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신사업들의 가능성을 빠르게 검토하고, 메이드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을 정리하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기존의 영리 사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 하기에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소비자, 공급자, 관리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모두에게 좋은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관건입니다.

Q. 더함에 와서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들려주시겠어요?

더함에 입사한 지 만 5개월이 넘어가는데, 다행히도 일이 재미있어요. 이 안에서 맺는 관계들, 밥도 먹고 때로는 술도 마시는 관계들도 좋지만, 결국은 일이 재미있어야 지속 가능한 것 같아요. 저에게는 직장을 선택할 때나, 그만두는 것을 선택할 때에 ‘일이 재미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건이에요. 하기 싫고 재미없는 걸 붙들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 더함에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저는 더함에서 하는 일이 재미있기 때문일 것 같아요.

Q. 더함에 와서 가장 만족하시는 부분은 어떤 것일지요?

가장 만족스러운 건 사람인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변의 사람들에게 하나씩은 꼭 배워간다는 생각을 하고 만나는데, 내가 지금까지 만나왔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더함에 와서 만나게 되었어요.

Q. 평소 여가는 어떻게 보내세요?

술이죠. (너털웃음) 대학 5학년 때 창업했던 당시부터 무척 바빴고 사업에 대한 생각이 멈춰지질 않았어요. 이런 생각들을 멈추고 조금은 풀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술을 한두 잔씩 했습니다. 사실 사업을 하다 보면 미시적으로, 깊게 파고 들어야 하는 순간들도 있지만, 때로는 멀리 떨어져서 볼 수도 있어야 하거든요. 술을 먹다가 보면, 그렇게 거리두기도 가능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두 딸과 아내, 가족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게 저에겐 무엇보다 중요해요.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데요, 그렇다 보니 같이 시간을 보내고 노는 것도 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주곤 합니다. 이걸로 수익을 낸다거나, 구독자를 늘린다거나 하는 의미가 아니라, 이후에 같이 볼 수 있는 영상을 아카이빙하는 목적이죠. 아이들이 역할극을 좋아하는데, 마녀 역할을 하거나,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역할에 맞게 변신을 해줍니다.

“두 딸과 아내, 가족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게 저에겐 무엇보다 중요해요.” (사진 제공: 장진호)

Q. 더함에 어떤 것을 더하고 싶으신가요?

더함에 ‘재무적 지속 가능성’을 더하고 싶습니다. 더함이 더 좋은 일들을 많이, 그리고 오래 해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 한 가지 제가 사업을 검토할 때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육하원칙으로 이 사업을 설명해 낼 수 있는가예요. 육하원칙 중 한 가지라도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그 사업은 실현되기가 어려운 거죠. 이렇게 더함이 가고자 하는 방향, 사업에 육하원칙의 구체성을 더해내고 싶습니다.

Q.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있으실까요?

무지개 같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전에 ‘젠틀맨’이라고 하는 말의 어원에 대한 글을 읽었던 적이 있는데요, 어떤 분야든 30분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로 교양과 상식을 갖춘 사람에게만 ‘젠틀맨’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지위와 계급이 높다고 무조건 붙는 호칭이 아닌 거죠. 저 역시도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알고 있고,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사고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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