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and Culture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김지연 선생님을 만나다

작성자: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기자단 손호연, 임도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는 편안한 휴식 공간뿐 아니라, 나의 목소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심리상담소가 있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나요? 이번 인터뷰는 마실을 채워주시는 많은 분들 중,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커뮤니티 심리상담소’의 김지연 상담심리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상담실을 마실에서 운영하게 되신 건가요?

원래 기업 내 상담실을 운영했는데, 좀 더 밖에 나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떨까 고민하던 차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올해 7월 무렵이었는데 마침 그 시점에 마실에서 사회,공익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공간을 지원해 주신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마실에서도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는 데에 관심이 많으셔서 심리지원에 뜻이 있으셨고, 저도 이를 기회 삼아 마실에 상담실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제 이웃으로는 ‘출근길 사회 초년생들의 표정을 밝게 해주고 싶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왈이의 아침식땅’이 있는데요, 이 팀과 함께 마실에서 재미난 프로젝트들도 진행하고 있답니다.

Q. 마실은 명동이라는 도심 한복판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특징적인데요, 접근성이 좋은 마실의 상담실이 주는 장점이 있나요?

병원은 아플 때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너무 먼 곳에서 상담을 하러 오시려는 분께는 근처 상담소를 소개해드리기도 하는데요. 서울 한가운데에 위치한 마실 내 상담실은 접근성이 좋다는 큰 장점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또한 근처에 회사가 많아서 직장인분들도 오시기 좋고요.

Q.언어로 인한 상처, 신체 폭력으로 인한 상처 등과 같이 많은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심리상담이 진행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선생님께서는 마실에서 ‘언어’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을 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시나요?

우리는 여러 이유로 마음상함을 경험합니다. 신체적 정신적 폭력이나 괴롭힘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그중에는 언어폭력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정확히 어떤 외부적 요인으로 마음상함이 생기는지 특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내면의 이유들을 찾아가기도 하는데요, 상처의 원인을 탐색해나가면서 상처받은 나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상담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언어로 인해 상처받은 경우만 상담을 진행하는건 아니고요(웃음) 꼭 상처받은 사람만 이용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나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고 싶거나,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을 선명하게 알고 보다 현명한 결정을 하고 싶을 때,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해서 마음이 평안해지기 위해서도 상담을 합니다.

 
 
Q.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끌어내야 하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 특별히 조심하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있으신가요?

상담실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오신 분들이에요. 제가 이야기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질문하고 기다려주는 약간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다들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자기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어요. 누구나 장이 펼쳐지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판단 당하거나 이해 받지 못했던 경험들이 있다면 내 얘기하기가 망설여지는 거죠.

상담실과 같이 편안하고 모든 것이 허용된 공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답니다. 처음에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한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이렇게나 내 안에 이야기가 많았구나’라고 놀라기도 하고, 스스로에 대해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어렵지 않게 가지세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담자의 어색함을 풀어주거나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히 사용하시는 방법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오신 분들이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하고 저는 그에 집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어색함이 풀어지는 거 같아요. 사실 우리가 몇 년을 만나도 한 사람을 다 알지는 못하거든요.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또 그 사람 그대로의 모습을 정확하게 알아나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색함이 풀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어색할 수밖에 없는데, 처음 오신 분들이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조명을 통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고, 편안한 쿠션을 배치하고, 따뜻한 차를 드린다든지 해서, 몸이 쉬면서 마음도 함께 열릴 수 있게 공간을 준비합니다.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공간 자체의 인테리어가 탁월하게 잘 되어 있어서, 상담실에 정말 적합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아요. 그런 반응들을 해주시면 저도 참 뿌듯하고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도 감사하죠. 이번 자리를 빌려서 잘 사용하고 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웃음)

그리고 원래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 전시된 방들에는 문이 없는데, 상담실은 특별히 문을 달아주셨어요. 은근 방음도 되는 편이라 라이브홀에서 행사가 있어도 소곤소곤 속마음을 나누는 데 문제 없답니다.

 
Q. 선생님께서는 심리상담을 진행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뿌듯하거나 힘든 경험이셨나요?

보통 자기 탐색을 통해 변화의 지점을 맞이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요. 그 시간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시거나, 상처의 회복을 통해 또 다른 성장의 지점을 경험하시는 것을 지켜볼 때 가장 뿌듯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힘들지 않은 것은 없겠지만, 저는 그것 또한 감내해 내는 것이 상담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지점들은 있지만 상담사는 수퍼비전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어서 그때마다 도움 받아가며 일한답니다. (웃음)

Q.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심리상담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두려워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참 많이 하는데요,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것, 나를 정확히 알아주는 것,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괜찮은지, 어떤 중요한 과제를 가지고 있고 어떤 성장의 문 앞에서 두려워하는지….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알아주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상담은 내 얘기를 오롯이 할 수 있는 곳이면서, 이야기하면서 나를 다시 한 번 알아주는 곳이기도 해요. 안전한 곳에서 나를 드러내고 정리할 수 있는 곳이죠. 사실 현실에서는 없는 관계이고 낯선 경험이라, 첫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받아볼까 고민하고 계신다면 나를 사랑하는 첫발이라고 생각하시고 용기내어 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김지연 심리상담사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귀한 시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저희 또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담자분들을 위해 든든한 나무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선생님의 진심도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명동의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는 편안한 공간뿐 아니라, 나에 대해 잘 알아갈 수 있고 따뜻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심리상담소’도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 번쯤 나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하셨거나, 고민이 있으신 분,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나를 아끼는 방법의 시작으로 ‘커뮤니티 심리상담소’를 방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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