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and Culture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사람

#커뮤니티실 진지웅 팀장

[더함 피플 탐구]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by 생텍쥐페리). 일을 하면서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만큼 큰 복이 또 있을까요?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며 더함에 다양한 색채와 가치를 더해 가는 사람들을 만나 봅니다.

커뮤니티실에서 위스테이의 마케팅과 홍보를 맡고 있는 진지웅 팀장은 홍보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잘 전달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이나 브랜드의 ‘자기다움’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수요자들의 니즈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해야겠죠. 무엇보다 그것을 지금의 트렌드에 맞게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대상을 잘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알릴 수 없습니다. 우선 그 매력을 지금 시대에 맞게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케팅, 홍보업에서는 트렌드를 포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트렌드의 변화는 단순히 모양의 변화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급류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그 물결에 휩쓸리곤 합니다. 그 속도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자기다움’을 갖추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기다움’이라는 닻으로 나를 단단히 고정하고, 흐름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지요. 지웅 팀장의 닻은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생각하는, 곳간 같은 세계였습니다. 그는 더함의 매력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의 고민이 쌓여 ‘더함다움’으로 거듭나길 바라 봅니다.

#삶의 변화를 포착하는 업의 기쁨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85년생 진지웅입니다. 현재 더함 커뮤니티실의 마케팅팀에서 마케팅과 홍보를 맡고 있어요.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

가장 먼저 위스테이의 잠재 고객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그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고민하는, 마케팅 측면에서의 업무가 있겠네요. 나아가 입주자 모집을 시작하면 이를 알리는 홍보 업무까지 하고 있어요.

Q. 종종 마케팅과 홍보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어떤 점이 다른가요?

마케팅은 상품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거예요. 상품의 시장가치를 분석해 어떤 소비자에게 어떻게 판매할지를 결정하는 거죠. 홍보는 이런 상품을 바탕으로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릴지를 고민하는 거고요. 광고를 집행하거나 언론에 보도 자료를 내는 것처럼요.

Q. 홍보를 업으로 삼으신 계기가 있을까요?

정훈장교로 복무하던 시절, 제 업무는 부대의 일을 언론에 알리고,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일이었어요. 쉽게 말하면 홍보였죠. 대민 활동으로 스페이스챌린지라는, 모형 항공기 날리는 행사가 있었거든요. 제가 한 홍보나 기획 활동이 사람들 전체가 즐기는 판으로 실현되는 것을 보고 뿌듯했어요. 나아가 각 대대의 미담이나 무기개발 소식을 국방일보에 보도하기도 했는데, 부사관들께서 상당히 기뻐하기도 하셨죠. 그러면서 홍보업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갔던 것 같아요. 그 후로 홍보 대행사에 입사하게 됐죠. 근데 이 업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줄은 몰랐어요.(웃음)

대행사에 다녔을 때. 업무 강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함께 웃을 수 있는 팀원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사진 제공 : 진지웅)

Q. 매거진에서 일하는 제 친구들도 매달 마감에 시달리는데, 그걸 보면서 그 생활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일더라고요. 홍보업도 비슷하다고 들었어요.

전에 일했던 회사에서는 열한시부터 택시비를 지원해 줬거든요? 시간외 근로와 택시비를 합해 160만 원이 나왔던 적도 있었어요.(웃음)

Q. 보통 그렇게 야근을 많이 하면 하는 일이 싫어지기도 할 텐데, 어떻게 지속할 수 있었던 거예요?

저는 야근에 대한 맷집이 있는 편이에요. 대학 때도 밤을 새워 일을 꾸미곤 했으니까요. 군 생활도 비슷했고요. 그러다 보니 야근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어요. 체력이 떨어지고 힘이 들어도 결과물을 보면 위안이 됐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원래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요. 일을 하면서 보도자료를 작성하니까 그 욕구도 조금씩 충족되더라고요. 오히려 다양한 상황과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어 홍보업에 대한 만족도가 컸어요. 보도자료뿐 아니라 행사를 기획하고, 카피나 슬로건을 쓰는 일이 재밌었거든요.

Q. 맞아요. 단점만 있었다면 업을 지속하는 사람은 남아있지 않았겠죠. 그걸 웃도는 어떤 매력이 있었을 것 같아요.

남아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도 없지만, 업계 특성상 과업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피치 못하게 야근을 하곤 해요. 밤을 새운 날에는 지각할 때도 많았어요. 일을 하면서 투덜거릴 때가 많았는데, 그런 제 모습을 팀원들과 나누며 킥킥대곤 했죠. 그렇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계속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돼요. 무언가를 보고도 그걸 어떻게 알리면 좋을 지를 생각하죠. 대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관찰력을 기를 수 있어요. 나아가 업의 특성상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트렌드는 단순히 모양의 변화가 아닌, 삶의 방식이 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을 최전선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Q. 홍보 담당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요?

잘 전달하는 것이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에 최대한 오해가 없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카드 뉴스를 업로드하는데 클라이언트의 요구로 내용이 조금씩 추가되다 보니 처음과 전혀 다른 내용이 나온 적 있어요.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는 방대한 정보를 최대한 디테일하게 전달하고 싶겠지만, 때로는 본질을 건드리는 심플한 내용이 사람들의 반응을 끌어낼 때가 있거든요.

Q. 대학에서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팀장님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요?

전공에 그리 충실한 학생은 아니었어요.(웃음) 학과를 선택한 것도 이데올로기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궁금해서였는데, 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활동을 한다며 공부에 충실하지 못했죠. 학생회에 들어가게 된 것도 순전한 호기심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서 공부하고 함께 활동하면서 진지해졌죠. 부조리와 불합리함에 굉장히 예민했던 시기예요.

학생운동에 끌리게 된 건 새내기 때 참여한 등록금 집회에서였어요. 어떤 학교라도 그럴 테지만, 자리를 마련해 학생들과 토론하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학교는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그들에게 성명을 촉구했는데, 이를 거부하는 냉담한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빗장을 걸어 잠갔죠. 화도 많이 났고, 갑갑했어요.

Q. 듣기만 해도 열기가 느껴지네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대학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웃음) 정말 재밌었거든요. 우리의 주장에 대한 논리를 갖추기 위해 세미나를 한다든가 공부를 하고, 그렇게 함께 모여 집회를 했던 기억이 강렬해요. 나아가 학생회를 하면서 학생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일을 하기도 했죠. 이를테면 축제 때 주점을 기획한다든가 하는 것들이요.

당시는 학내 성폭력이 종종 일어났어요. 그래서 반성폭력 자치규약 같은 걸 써서 주점에 붙여 놓기도 했죠. 나아가 주점에서 사회적인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요. 우리의 수익을 학생회비로 쓰기도 했지만 학내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기부를 하기도 했어요. 수업에는 충실하지 못했지만 늘 무언가 내 안에 찰랑이는 느낌이었고,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적 가치와 엮여 있다고 느꼈어요. 후회 없는 시간이었죠.

Q. 듣고 보니 저와 비슷한 생활을 하셨던 것 같아요. 저도 수업보다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에 열과 성을 다했거든요. 무엇보다 지나온 시절에 후회가 없다는 것도 그렇고요.

정말 후회는 없어요. 근데 요즘은 대학시절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어요. 그렇게 단단하게 뭉쳐있던 신념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풀어져 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때는 누구와 대화해도 철저한 논리를 내세울 수 있는, 철옹성 같고 날카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요. 그렇게 무장하고 싶었던 가치와 사상들이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돌이켜보면 제 논리를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그런 것들을 끼워 넣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은 될 대로 되라 하면서 허무주의자가 되어가고 있죠.(웃음)

새내기 시절 참여했던 등록금 집회를 계기로 학생 운동에 전념했던 대학교 시절. (사진 제공 : 진지웅)

Q. 그래서인지 원래는 기자를 꿈꿨었다고 들었어요. 철저한 이성과 논리가 필요한 직업이잖아요.

변화를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자가 되고 싶었던 거예요. 그들이라면 칼 같은 시선과 깨끗한 신념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Q. 그런데 어떤 계기로 꿈을 바꾸게 된 거예요?

심플해요. 언론 고시에 잘 안됐거든요.(웃음) 성실과는 거리가 먼 탓에 매달 기출문제를 풀고 신문을 보며 상식을 달달 외는 생활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홍보업으로 발을 돌리게 된 거고요.

#마케팅으로 확장되는 홍보업의 경험

Q. 더함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됐나요?

일단 퇴사한 것부터 이야기할게요. 홍보 에이전시에 5년 정도 몸담고 있었는데, 마침 허리 디스크가 심하게 오면서 퇴사를 마음먹었어요. 거기에 코로나로 퇴사 계획도 물거품이 됐죠. 그러면서 다음의 행보를 고민했는데, 다시 대행사를 가서 원래 하던 일을 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지금이야말로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더함의 공고를 보게 됐죠. 홍보와 마케팅을 도맡을 수 있는 담당자를 찾고 있었는데, 이미 홍보는 할 줄 아니까 그걸 바탕으로 마케팅에서의 커리어를 넓혀가자는 심산이었어요. 위스테이라는, 더함의 매력적인 사업도 한 몫했고요.

Q. 입사하고 보니 어때요?

재미있어요. 새로운 분야에 어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말 사회적인 가치를 만드는 것 같아서요. 대행사에 있을 때는 직접적으로 사회를 바꾼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거든요.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 여기서 조금이나마 충족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홍보 에이전시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팀장으로 있던 곳은 팀 하나하나가 완결된 조직이었어요. 하지만 더함은 하나의 큰일을 여러 조직이 나눠서 하니 보다 수월한 점이 있어요. 좀 더 전문적인 동료들과 일한다는 안정감도 들고요. 야근을 되게 안 하는데, 조금 불안하기도 해요. 이렇게 야근을 안 해도 일이 되나 싶어서.(웃음) 그래도 이 삶에 익숙해지다 보니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서 좋기는 해요.

Q. 더함은 주로 주거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평소에 주거 문제를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아니요. 어머니와 함께 살았기에 정주(定住)에 대한 불안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사회적으로 불거진 문제나 인지했던 정도였고요. 일로 부딪히기 시작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위스테이라는 사업은 지금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커다란 가치와 비전이 있는 것 같아요. 여기서 홍보와 마케팅 담당자가 해야 하는 것들은 이 사업을 바깥에 알려내고, 그 매력을 재발견해 다음 사업의 교두보를 만드는 일인데 그렇게 하기에는 여전히 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에요. 서류 상으로 드러나는 사업에 대한 단순한 이해도 그렇고, 이를 넘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인사이트가 아직 부족하달까요. 아무래도 사업의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 것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아요.

Q. 그럼,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신문이나 뉴스를 많이 봐요. 전에는 부동산 정책을 하나도 몰랐어요. 그런데 이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은 아니고 출퇴근 길에 보는 정도예요. 출퇴근 길이 4시간이거든요. 그 시간이 생각보다 쏠쏠해요. 영화를 한 편 볼 수도 있고요. 일을 다 끝내지 못한 날에는 출퇴근 길에 일을 끝낼 때도 있어요. 특히 아침에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거든요.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고요.

Q. 저번에 별내에서도 한 번 봤잖아요. 댁이 송도라고 했는데, 피곤하지는 않아요?

제가 차 끄는 걸 좋아해요. 공유 서비스로 차를 빌려 드라이브하듯 나오는 거죠. 그러면 편하게 퇴근할 수도 있고요.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간다는 느낌이 있으니 나쁘지 않아요. 어떤 사람들은 결국 합리화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정말 재미있어서 하는 거거든요. 일종의 플렉스랄까.(웃음) 

Q. 홍보 담당자가 바라보는 더함은 어때요?

더함은 공공성을 생각하면서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보니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간단히 정의하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의 가치를 담은 제안을 해도 그걸 보는 사람들은 효율성에 더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요. 지금 전사 홍보 협의체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런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

Q. 콘텐츠에서도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의도하는 감정과 내용을 상대도 비슷하게 느끼도록 해야 하니까.

몇 달 전에 한 기자분을 만나 더함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 있어요. 좋은 것을 많이 하고는 있지만, 그것을 한데 모으려니 쉽지가 않더라고요.

위스테이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주거 대안’이라고 생각해요. 주거 문제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라는 요소를 합치면 주거 대안이 잘 맞는 것 같거든요. 앞으로 위스테이를 홍보하는 데 있어 이 정의는 유효할 것 같아요.

지웅 팀장은 ‘요상한 것’ 찍기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길가에 누워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담은, ‘널부러진 사진’ 컬렉션 중 일부. (사진 제공 : 진지웅)

#빼곡한 창고보다는 널찍한 곳간 같은 그의 세계

Q. 퇴근 후에는 주로 어떤 것을 하며 보내세요?

더함 입사 후 자기소개에 야구 관람과 출사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계절을 타는 것들이라 꾸준히 지속하기는 어려워요. 요즘 취미를 찾아 헤매고 있지만, 워낙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해서요. 지금 시대에 가장 적합한 인간형이 아닐까 해요.(웃음)

전 직장에서 퇴사 후 베이스를 치기 시작했어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지만 유튜브를 보며 독학하고 있죠. 대학 친구들이 결혼하고 하나 둘 바빠지면서 마냥 모이기도 힘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원래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데, 기타는 너무 화려한 것 같고, 비교적 소외된 악기가 베이스인 것 같아 좋아했어요.

Q. 저도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메탈 밴드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거든요. 어떤 밴드를 좋아해요?

U2, 라디오헤드같이 8-90년대에 활동했던 밴드들을 좋아해요. 가장 최근까지 좋아했던 건 킬러즈. 더 큐어도 좋고, 퀸도 괜찮아요. 미카도 간간이 들었고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었지만 그중에서도 그룹사운드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연습은 두 갈래로 진행하는데, 책을 보고 따라 하거나 옛날에 치고 싶었던 곡들을 커버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커버하는 게 재미있어 기본기를 익힐 시간이 부족하고, 결국 더 치고 싶은 어려운 곡은 엄두도 못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죠. 게다가 새끼손가락 힘이 좀 약한 편이라 틈틈이 악력기를 하고 있어요.

근래들어 시작한 베이스. 주법 향상을 위해 새끼 손가락 힘을 기르는 중이다. (사진 제공 : 진지웅)

Q. 음악 외에도 좋아하는 게 있어요? 일테면 책이라든가.

책을 자주 읽지는 않아요. 일 년에 두세 권 정도. 취향이 일관되지 못해서요. 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주원규 작가예요. 신학적 가치와 디스토피아적인 서사를 조화롭게 풀어내거든요. 특히 [망루]라는 책은 용산 참사를 배경으로 한 픽션인데요. 망루에 올라가 철거에 대항하는 투쟁을 이끄는 전도사가 겪는 신학적인 갈등이 주된 내용이에요. 극과 극의 상황을 넘나들면서 마주하게 되는 내면의 갈등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데, 그 신학적 갈등을 극적으로 만드는 것이 디스토피아라는 설정 같아요. 난해한 텍스트를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 배수아 작가도 좋아하고, 감성을 파고드는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도 좋아해요. 전에는 사회과학 책을 많이 읽었는데, 점점 픽션으로 옮아가는 것 같아요. 글이 주는 맛이 좋거든요. 한국말이 여러모로 재미있어서 그런 걸 발견하는 재미에 보는 것 같아요

Q. [비행운] 좋죠! 수록된 단편들 중 ‘서른’이라는 단편의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선해요.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팀장님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끔은 충실하게 살고 싶어요. 그렇다고 억지로 노력하고 싶지도 않고요. 저의 세계가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한 창고보다, 중요한 순간과 물건, 사람들이 들어있는, 널찍한 곳간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정말 여유 있는 삶이 좋아요. 시간의 여유를 말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 말이에요.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과 그게 가져다주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아까 별내에서의 주말 근무에도 차를 타고 가는 게 좋다고 한 팀장님의 말이 생각나네요. 무언가 빠져 있고, 마음에 들지 않아 그것을 채우려고 하기보다, ‘좋으니까 계속한다’라는 의미 같아요.

맞아요. 지금의 내가 좋으니까 계속 그러고자 하는 것이지, 결핍을 느끼는 게 아니에요. 지향하는 거죠.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더함에 어떤 것을 더하고 싶나요?

내부 구성원들을 보면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비전에 한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그 뜨거움을 보고 있으니 우리의 마음을 바깥으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우리를 어떻게 알리거나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죠. 더함의 가치를 바깥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수단을 더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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